06. 덴마크 생체등록 등록하기

text.

 

 
1.

TO DO LIST
1. 비자발급하기
2. 생체등록(Biometrics)하기
3. CPR 등록 가능한 집 구하기
4. 비자(Residence Permit)와 집 계약서(Tenancy Agreement) 들고 거주 등록하기
5. Pink Card(Residence card)와 Yellow Card(Health Insurance card) 수령하기
6. MIT ID(한국의 공인인증서) 등록하기
7. 덴마크 계좌와 텍스 카드 발급하기
8. 출근하기



2.

오르후스에 도착하자마자 비자 준비절차에 예상하지 못한 차질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불안감이 가득했다. 짧은 순간에 생체 등록을 못 해서 비자 발급을 받지 못한다면 나는 다시 돌아가야 하나까지 생각이 미쳐서 내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일을 해결해야 했다. 비자 발급을 신청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한국에서 노르웨이 대사관을 통해 대리 신청을 하거나 한국에서 온라인 신청을 하고 덴마크로 입국해 남은 절차를 진행하는 방법이 있다. 나는 후자였다. 온라인 신청 후 14일 이내에 덴마크로 입국해 SIRI에서 생체 등록을 해야 정상적으로 비자 발급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SIRI에서 생체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한 달 정도 예약할 수 있는 시간이 미리 나오는데, 보통 1주일 전이면 예약이 다 찬다. 출국하기 전, 덴마크 입국일과 여유 기간을 고려해서 온라인 신청을 하고 SIRI 예약까지 해두었다. 그런데 그 예약을 놓쳐버렸으니, 다른 시간을 잡아야 했다. 다행히 며칠 뒤 얼마 남지 않은 예약을 잡았다. 문제는 그 예약일이 14일 기한에 걸리는 날이라는 거다. 예약은 있으니 다행이었지만, 내가 가진 걱정거리는 한둘이 아녔다. 덴마크 오후 3시, 웬만한 관공서가 문을 닫고 가족이나 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도움을 청할 곳은 없었다. 허무하게 Dokk1에서 나와 거의 30kg에 달하는 짐을 끌고 에어비앤비 숙소로 향했다. 집을 구하는 동안 잠깐 머물기 위한 거처였다. 온통 돌바닥인 거리를 걸으니 캐리어 밑바닥은 상처투성이가 되었고, 겨우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마트에 갈 힘도 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컵라면을 끓여 밥을 챙겨 먹고 첫날은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오르후스
숙소 테라스에서 보이는 뷰

 
 
 
3.
 
입국 후 도장이 찍힌 여권을 스캔해 SIRI에 보낸 뒤 잘 전달되었는지 확인하기. 생체 등록에 필요한 서류 중 온라인 신청지원을 증명할 영수증이 하나 부족한 게 문제가 되는지 물어보기. 내 두 번째 SIRI 예약일이 14일 기한에 위배되는지 물어보기. 만약 반려된다면 비자 발급 신청을 다시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만약 반려된다면 비자 반려에 대해 의의제기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주말과 내 다음 SIRI 예약까지 확인해야 했던 것들이다. 주말에 Dokk1에 방문해 SIRI 옆에 있는 공용프린터에서 여권을 스캔해서 SIRI에 보냈다. 그리고 월요일이 되자마자 SIRI에 전화해 내 걱정거리를 다 물어봐서 확인했다. 대기시간과 상담 시간까지 전화를 붙잡고 1시간 넘게 통화해서 얻은 문제 없을 거라는 답변이 그간의 걱정을 잠재워 줬다. 그다음 날, 필요한 서류는 이미 온라인으로 제출을 다 했지만, 혹시 모르니 출력한 서류를 챙겨 들고 예약 시간보다 일찍 SIRI로 향했다. 걱정과 달리 복잡한 절차 없이 생체 등록을 했고 비자 발급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SIRI 예약 확인

 
 
 
4.
 
어딘가에 안전하게, 합법적으로 머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꽤 내 시야를 흐리게 했다. 좋은 날씨와 풍경,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을 눈에 담기가 어려웠다. 비자 신청을 마친 후, 그다음 문제는 집이었다. 인턴십이 끝날 때까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집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