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고용해주셔서진짜감사한데집에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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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조상님이 말하길,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고 했던가. 곰방대 대신에 전자담배를 피고 전보 대신 인스타 릴스와 디엠을 보내는 현대인이 말하길, 고용해 주셔서 진짜 감사한데, 집에 갈래.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대. 침대 속에 있어도 침대에 눕고 싶대. 직장인은 출근하기 전에도 출근하고 나서도 그런 생각을 한대. 그럼에도 첫 출근은 우리에게 꽤나 기분 좋은 긴장과 불안을 주기 충분하다. 첫 출근 전날 밤 몸은 침대 속에 누워 있어도 잠이 오지 않아 몸을 뒤척인다. 마음과 정신은 이미 내일에, 이미 밖에 나가 있다고. 첫 출근날 아침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고, 비몽사몽하며 잠을 깨기 위해 지체할 시간도 없다고, 곧바로 꿈나라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아직 일어나긴 이른데.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을까 아 오늘은 서로 인사하고 프로필 사진도 찍고 다 같이 동네 산책하며 회사 소개를 하고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고 그랬던가 옷은 뭘 입어야 하지 첫인사는 어떻게 해야 하지 말이 너무 안 통하면 어떡하지 괜히 기죽지 말자 말이 안 통해도 못 알아들었다고 다시 물어보면 되는 거지 뭐 어떤 사람들과 일하게 될지 또 상상하며 머릿속이 무거워지는데. 아침 알람이 울리고 그제서야 이불을 박차고 일어날 때가 되었다! 일어나!


당차게 에너지 얻겠다고 출근길에 들은 빌리진...
출근길에 받은 프로틴 광고...
컴퓨터 셋팅하기 일단 덴마크어 영어로 바꾸기
동네 구경 나가서 공원 바닥에서 술 마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