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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르셀로나는 안토니 가우디를 빼고 말할 수 없는 도시가 되어버렸다. 가우디 건축은 바르셀로나 여행을 계획할 때 누구나 먼저 찾는 투어 장소일 거다. 내심 가우디 건축을 빼놓고 여행하고 싶었지만, 포기할 수 없는 여행 장소이기도 했다. 가우디 건축을 빼놓고 바르셀로나 여행을 해야겠다면, 바르셀로나 전망을 꼭 봐야 한다. 거리에서 보는 것과 다른 관점에서, 더 직관적으로 바르셀로나라는 도시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바르셀로나에선 어쩌다 무려 세 곳에서 전망을 봤고, 각각 다른 이미지의 바르셀로나를 즐길 수 있었다. 스페인 내전 당시 벙커로 사용되었던 벙커 델 카멜에서는 흔히 아는 바르셀로나를 볼 수 있다. 낮은 건물과 높은 건물이 섞인 도시의 전체적인 모습과 그사이 우뚝 선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보인다. 아그바 타워의 꼭대기 층에서 전망을 본다면, 바르셀로나의 도시 구조를 볼 수 있다. 아그바 타워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도로망과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도 따로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몬주익성에서 본 바르셀로나가 가장 낯설고 보기 전까진 몰랐던 이미지였다. 몬주익 공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몬주익성까지 올라가, 몬주익성부터 몬주익 송신탑을 지나 카탈루냐 국립 미술관까지 하이킹 길을 따라 걸었다. 바르셀로나 항구를 보며 하이킹하다 보면, 바르셀로나의 서쪽 외곽 지역을 볼 수 있고, 도심에선 볼 수 없는 공동묘지 단지도, 카탈루냐 국립 미술관에서 에스파냐 광장도 볼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도심지 안에만 있기엔 아까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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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르셀로나 길거리는 마드리드 길거리보다 더 정겹고 일상적이다. 명품 거리로 유명한 그라시아는 물론 번듯한 건물과 유명 브랜드를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조금 더 골목으로 들어가 붉은빛, 노란빛 건물이 늘어선 길거리를 구경하면 특색 있는 포스터와 만화책 서점, 레코드와 골동품 가게, 그리고 예술가의 작업실을 구경할 수 있다. 대형 서점엔 경제, 자기계발서, 재테크 책이 즐비한 시대에 말풍선도 없이 그림으로만 된 만화책이나 우주와 외계인을 이야기하는 만화책이 즐비한 서점이 있고, 평생 일해도 벌지 못하는 금액으로 팔리는 예술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을 찾아가 줄 서서 예술을 소비하는 시대에 건물 벽을 전시장 삼아 그림은 걸어 놓는 길거리 위 무명 예술가가 있다. 흔히 쓸데없다고 여겨지는 것, 사회에 의해 촉망받는 일 이외의 하찮은 것은 누군가에 의해 끊임없이 소비되고 더 넓은 영역을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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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시원하고 낭만 있는 곳은 바르셀로네타 해변이다. 워낙 유명한 여행 장소라, 바다를 보러 온 건지, 바닷가에 누워있는 사람과 피크닉 매트를 보러 온 건지 헷갈릴 정도라고 들었는데. 운 좋게도 적당히 많은 사람과 피크닉 매트를 보며,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즐길 수 있었다. 해가 질 때쯤이면 하늘이 분홍빛으로 물든다. 푸른빛 바다의 수평선과 분홍빛 하늘이 오묘하게 만나는데, 딱 솜사탕 같았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해변을 등진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붉은빛으로 물든 하늘이 보였다. 하늘은 해가 뜨던 곳엔 분홍색과 푸른색을, 해가 지는 곳엔 붉은색을 가지고 있다. 하늘의 색만큼 다양한 옷차림을 한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속옷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을 봐도 이상하지 않은 곳은 아마 해변과 공중목욕탕, 집뿐이지 않을까. 수영복조차도 입지 않은 사람부터 수영복 입은 사람, 여름을 맞아 짧은 옷을 입은 사람, 아직 봄에 머무르며 긴 옷을 입은 사람, 운동복을 입은 사람.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넓고도 자유로운, 에너지 넘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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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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